Ahn Ye Eun - 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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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예은 "쥐" 가사

모두 여기 함께 모여 춤춰
사람의 손톱을 주워먹고 사는
서생원을 아시오
쥐도 아니고 사람도 아닌 것이
묘한 모습이외다
귀공을 빼닮은 눈을 마주하여
솔찬히 놀라셨소
사람도 아니고 쥐도 아닌 것이
바로 이몸이올시다
쥐떼가 몰려온다
아니 저건 사람떼가 아닌가
잔치가 열렸나보오
우리도 얼른 가보세
얼쑤 역시 어리석구나
얼쑤 거참 아둔하구나
자 대감님도 무수리도
저잣거리 아이들도
갓 쓴 양반 소복 입은 할멈
세자저하까지도
모두 모여 여기 모여
저승의 뱃사람도 함께 모여
혼이라도 넋이라도
한데 엉켜 놀아보자
사발을 엎어라 눈 깜짝할 새에
모두 섞어놓아라
그대들은 이제 곡간 구석에서
썩은 쌀을 드시게
쥐 떼가 몰려간다
사람꼴로 둔갑하고 나간다
잔치를 벌이러간다
천하를 휘어잡으리
비명은 천신의 나발처럼
(신께서 너희를 버린다 하시니)
강혈은 가뭄 끝의 단비처럼
쏟아지네 (길을 비켜라)
간장독을 전부 깨트려도 우리는
그림자도 뵈지를 않지
고개를 들어 저 앞을 보게
쥐떼가 몰려간다
지천을 전부 뒤집으러 간다
잔치를 엎으러 간다
극락의 기둥을 죄 갉아먹으리
얼쑤 가마를 들라하라
비단옷도 내놓거라
얼쑤 이승에서 물러가게 얼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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